2024.03.28 (목)
이탈리아의 화가 로베르토 리조 씨가 다음 작품을 위한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그가 진지한 표정으로 돌을 하나하나 살피고 있는데요. 돌 위에 고양이를 그리기 위함입니다.
정확히 말하면, 돌에 생명을 불어넣기 위함입니다.
극사실주의(하이퍼 리얼리즘)란, 실제와 그림이 구별이 안 될 정도로 매우 정교하게 그린 작품을 말합니다.
그리고 로베르토 리조 씨 역시 자신의 작품을 실제의 대상으로 승화시키고자 하는 욕망을 품은 예술가인데요. 그는 언제나 더욱 진짜 같은 작품을 붓 끝으로 그려내고 싶었습니다.
고민 끝에 그가 찾아낸 방법은 캔버스라는 평면이 아닌, 돌멩이라는 입체 사물에 직접 그림을 그려 넣는 것입니다.
즉, 2차원적인 세계에 생명을 불어넣어 3차원으로 만드는 것이 아니라 애초에 3차원에서 그림을 시작한다는 접근 방법입니다.
예술가 다운 독특한 발상이지만, 이 아이디어를 실행으로 옮기는 데에는 많은 노력이 필요합니다. 그림을 그릴 돌멩이를 고르는데에만 엄청난 시간이 걸립니다.
돌의 크기와 굴곡이 그가 생명을 불어넣을 실제 창조물로 직결되기 때문입니다.
그가 가장 많이 사용하는 돌은 우리가 흔히 볼 수 있는 돌의 형태이지만, 특이한 형태의 돌은 그에게 예술적 영감을 불어넣어 줍니다.
그래서 독특한 형태의 돌을 발견했을 때, 그는 보물상자를 발견한 것처럼 무척 즐거워합니다. 돌을 들여다보며 히죽히죽 웃는 그의 머릿속에는 이미 즐거운 창조의 세계가 펼쳐지고 있습니다.
돌이라는 자연 화폭에 동물을 그려 넣는 작업은 자연을 사랑하는 그에게 즐거움 그 자체입니다. 그가 1996년부터 26년째 이 일을 이어나가는 이유입니다.
시각적인 만족에 머물러야 하는 평면 작품과 달리, 그의 작품은 촉감까지도 만족시킬 수 있습니다. 그래서 고객 중에는 자신의 반려동물과 교감을 나누고 싶어 하는 반려인도 많습니다.
로베르토 리조 씨의 작품을 살펴본 네티즌들은 '내 턱이 어디 갔지(놀라서 턱이 빠졌다는 뜻)' '창조주가 된 기분일 듯' '저 돌을 받은 보호자도 마음이 짠할 것 같아' 등의 반응을 보였습니다.
언젠가 회의 중에 누군가 이런 말을 한 적이 있습니다. '이 세상에는 이미 참신한 아이디어가 넘쳐나서 어떠한 아이디어를 내도 이제 새로울 것이 없다.'
하지만 꼬리스토리 생각은 다른데요. 언제나 참신한 아이디어는 더 이상 나아갈 방법이 없을 때 그 틀을 깨며 탄생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렇게 나아가는 거라고 생각합니다.
우리의 인생도 마찬가지 아닐까요?
글 제임수
사진 Bored Panda @Roberto Rizzo
인스타그램/robertorizzoar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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