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5.03 (금)
댕댕이들은 미용실에 한 번 다녀오면 순간 몰라볼 정도로 달라지기도 합니다. 코코 씨 부부도 종종 그럴 때가 있는데요. 그래도 이번엔 좀 심했습니다.
반려견이 아닌, 아예 다른 강아지를 데리고 왔거든요.
다가오는 크리스마스 준비로 바빴던 코코 씨는 남편에게 연락해 한 가지 부탁을 했습니다. 바로 집에 오는 길에 애견 미용실에 들려 그들의 반려견 부를 데리고 와달라는 것이죠.
몇 시간 후, 현관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리고 남편이 들어섰습니다. 코코 씨는 남편과 부를 맞이하기 위해 현관으로 나섰죠.
그리곤 비명을 질렀습니다.
"당신 품에 있는 애는 누구예요? 그리고 부는 어딨어요?"
코코 씨의 비명에 깜짝 놀란 남편은 자신의 품에 안긴 댕댕이를 보며 물었습니다.
"너, 부 아니었어?"
댕댕이는 그저 불쌍한 표정으로 올려다볼 뿐이었죠. 남편이 10년 넘게 함께한 부를 알아보지 못하고 엉뚱한 댕댕이를 집어 온 것입니다.
부부는 허겁지겁 미용실로 향했습니다.
다행히 남편이 데려온 댕댕이의 보호자는 아직 미용실을 찾지 않았고, 부는 얌전히 자리를 지키고 있었습니다.
부는 어떻게 10년을 넘게 한 자신을 못 알아볼 수 있느냐는 듯 서러운 표정으로 아빠를 올려다보았지만, 솔직히 말해 이 상황을 가장 먼저 눈치챈 코코 씨도 헷갈릴 만하다는 걸 인정했습니다.
"남편이 데려온 아이는 부와 생김새가 완벽히 똑같았어요. 서러운 표정까지도요."
두 녀석의 모습이 완벽하게 똑같았음에도 코코 씨가 무언가 이상하다는 걸 안 이유는 미세한 차이점 때문이었습니다.
남편의 품에 안긴 댕댕이는 왠지 모르게 불안한 표정으로 주변을 정신없이 둘러보고 있었습니다. 마치 낯선 장소에 온 댕댕이처럼 말이죠.
녀석을 10초 정도를 가만히 바라본 후에야 부가 아니라는 걸 알 수 있었습니다.
사실 이 이야기는 지금으로부터 3년 전인 2019년 12월에 일어난 일입니다. 부는 2022년 4월에 17살의 나이로 무지개다리를 건넜고, 부를 추억하고 싶은 코코 씨가 에피소드를 공유한 것이죠.
"부가 우리 곁을 영원히 떠났다는 건 분명 슬픈 일이에요. 하지만 우리는 부를 떠올릴 때마다 눈물보다 웃음이 먼저 나와요. 우리는 부와 행복했고 덕분에 미소를 지을 수 있어요. 앞으로 매년 크리스마스마다 부의 이야기가 떠오를 거예요."
글 제임수
사진 Bored Panda, @CoCo Salazar
페이스북/ CoCo Salaza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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